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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이야기/영화리뷰

피아니스트(2002) - 폐허속에서 울려퍼지는 쇼팽 발라드 1번 G단조

안녕하세요.

 

BlueBeetle 입니다.


오늘은 늦은 오후부터 컨디션이 영 좋지 않네요.

 

양송이 스프 한 그릇과 딸기잼을 바른 옥수수 식빵으로 대충 떼우고선

 

리모컨으로 손을 가져갑니다.

 

'흐음... 영화나 한편 볼까...'

 

 

 

그러던 중 '피아니스트' 라는 영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예전에 어렴풋이 상당한 수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쇼파에 누운 듯 기대어

 

플레이 버튼을 꾹 누릅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지금,

 

짧게나마 인상적인 장면을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외국 영화를 볼 때, 감독과 출연진은 크게 상관하지 않는 편입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살펴보고, 영화를 선택하죠.

 

피아니스트의 감독은 '로만 레이먼드 폴란스키' 군요.

 

앗! 제가 흥미롭게 봤던 영화 인 '대학살의 신(2001)' 을 연출한 감독이었네요.

 

'대학살의 신' 이라는 영화도 분명 평범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는 다음 번에 써보도록 하지요.

 

'에이드리언 브로디' 가 주연을 맡아 실존인물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을 연기했군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과 '엑스페리먼트(2010)' 영화를 통해 저와 안면을 튼(?) 배우네요 ㅎㅎ

 

그리고 이름이 낯익은 배우가 한명 더 있네요.

 

'토마스 크레치만'. 얼마 전 개봉한 '택시 운전사'에서 독일 기자 역을 연기한 배우네요.

 

 

 

 

유대계 폴란드인이며, 피아니스트인 스필만(에이드리언 브로디)은 모든 가족을 잃고,

 

나치와 배고픔으로부터 위태롭게 삶을 이어갈 뿐 그의 눈동자는 허망해져갑니다.

 

그러던 중, 독일군 장교(토마스 크레치만)와 조우하고,

 

그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스필만은 이제까지 육신의 무게에 짓눌려있는 스필만과는 전혀 다른,

 

'피아니스트' 스필만이 됩니다.

 

피아노까지 걸어가는 것도 버거워보이는 그는

 

그의 육신을 지탱해줄 묵직한 통조림 깡통을

 

그의 영혼과도 같을 피아노 위에 잠시 올려두고

 

의자를 천천히 끌고와 피아노를 마주합니다.

 

 

그의 앙상한 손은 삐걱대며 간신히 피아노 건반을 건드릴 뿐이지만

 

지친 그의 영혼이 점점 위로받고, 잠시나마 현실의 무게를 벗은 탓일까요...

 

연주가 계속될수록 그의 손은 생기를 되찾고,

 

건반 위를 뛰는 듯, 나는 듯, 연주를 해나갑니다.

 

이 때, 스필만이 연주하는 곡이 쇼팽 발라드 1번 G단조 입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음악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떤 곡조에 어떤 감정을 담으려 한 것인지 정확히 알 지 못합니다.

 

제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건,

 

처음 연주하는 곡조는 슬픈 느낌이었지만,

 

그 슬픔이 겉으로 드러나기 보다는 혼자서 조용히 감내하는 듯하였고

 

뒷 부분에서 흐르는 곡조는 앞 부분과는 전혀 다른르게 감정을 외부로 표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필만과 호젠펠트는 이 곡을 통해 어떤 교감을 나누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튿 날, 호젠펠트가 스필만에게 종이로 감싼 무언가를 건네주고

 

스필만이 그 안에 담긴 잼을 발견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오더군요.

 

비록 저는 끼니를 대충 떼우기위해 먹은 잼과 빵이지만

 

스필만에게는 수년만에 먹어본 잼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챙겨준 호젠펠트의 진심도 느껴지는 듯 합니다.

 

 


 

 

아마 누군가가 저에게 이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을 따로 들려주었더라면

 

저는 한번 듣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토리위에 덧씌워진 음악은 제 머리속에서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네요.

 

아마도 당분간은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얼굴이 함께 떠오를 것 같습니다^^

 

혹시, 영화보다 음악을 먼저 접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리스트를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Nocturne in C-sharp Minor (1830)
Nocturne in E Minor, Op. 72, No. 1
Nocturne in C Minor, Op. 48, No. 1
Ballade No. 2 in F Major, Op. 38
Ballade No. 1 in G Minor, Op. 23
Waltz No. 3 in A Minor, Op. 34, No. 2
Prelude in E Minor, Op. 28, No. 4
Andante spianato in G Major
Grande Polonaise brillante in E-flat major
Moving to the Ghetto Oct. 31, 1940
Mazurka in A Minor, Op. 17, No. 4

 

 



BlueBeetle.